모험가

나는 어떤 모습으로 역사에 기록될까?

나의 존재 의미는 무엇일까?

 

먼 훗날 눈을 감는 찰나에 내 인생을 반추해 보았을 때

마지막 한 숨을 기꺼이 만족하며 내쉴 수 있을 삶을 살 수 있을까?


정체성이 많이 흔들리는 시대다.

 

'나'라는 존재는 자유 의지를 가진 창의적인 존재같지만, 어떠한 방식으로든 외부 세계에 제한된다.

  • 현재 인간은 모두 지구를 떠날 수 없다. 즉, 지구라는 환경에 갇힌 존재다.
  • 나는 한국에서 태어나 살았으며, 한국말을 사용하고, 한국 문화에 길들여졌다. 즉 다른 문화권 사람을 만났을 때 말이 통하지 않으며, 말이 통한다고 하더라도, 행동을 이해하지 못한다. 행동을 이해하더라도, 피부색이 다르고 외모가 다르다.
  • 미국이 세상을 지배하며, 한국이 기술로 미국을 이길 수 없는 이유도 마찬가지다. 여태 그래왔으니, 앞으로도 그럴 것이기 때문이다. 이건 데이터에 의한 회귀성을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다. 문화가 바뀌지 않으면, 다음 세대는 절대 바뀌지 않는다. 하지만 문화를 바꾸는 것은 사람 뿐이다. 아이러니하다.

나는 누군가가 걸어온 족적을 들여보고 따라가보는 것을 좋아한다. 쉽게 말하면 자서전을 읽는 것이랄까. 그건 아마도 현재 나의 삶의 불안을 반증하는 행동일 것이다. 불안하기에, 다른 사람들은 어떤 선택을 했는지 보고싶은 것이다. 이유야 어쨌든, 자서전을 읽는 것은 많은 도움이 된다. 이유는 심플하다. 새로운 세상을 볼 수 있기 때문이다.

 

나는 나의 새장에 갇혀있는 작은 존재다. 인류의 모든 새장을 합치면 = 지구 이다. 즉, 모든 새들은 지구에 갇혀있다. 각각의 새장은 교집합이 공집합이 아닐 수 있지만, 공집합일 수도 있다. 따라서, 나와 전혀 접점이 없는 누군가를 만나는건 반가운 일이다. 그 사람만이 나를 더 나은 세상으로 이끌어 줄 수 있기 때문이다.

 

나의 장래희망은 하나 뿐이다. 표현하기 부끄럽지만, "모험가". 그게 내 장래희망이다.

메이플스토리를 하던 어린 시절이 떠오른다. 지금도 가끔 유튜브에서 메이플 BGM을 들으며 코딩하곤 하는데... 그 BGM은 옛날 방 한켠에서 주황버섯을 사냥 하던 나를 떠올리게 해준다. 그 시절의 나와 나의 가족. 동네. 친구들. 그립다.

 

"모험가"라는 직업은 많은 의미를 담고 있다. 

기본적으로는, 새로운 것에 대한 염원이 자신의 새장의 크기를 넓혀가는 사람이 모험가라고 할 수 있다. 새로운 길, 남들이 가지 않은 길을 가기 위해서 필요한 건 "용기"다. 모험가는 용감한 사람이라고 할 수 있다. 길에 발을 올린다고 걸을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모험가는 꿋꿋이 나아갈 수 있는 강한 사람이어야 한다. 

 

어쩌면 제일 중요한 것은, 모험가는 아이여야 한다. 아이는 무한한 잠재력을 지니고 있다. 어른과 달리. 어른은 세상과 타협한다. 안주하기 위해 차선책을 택한다. 더이상 나아가지 않고 자신을 보호한다. 그건 똑똑한 선택이다. 하지만 똑똑한 선택을 한 순간 더이상 모험가가 될 수 없다. 새로운 세상을 향해 나아갈 수 없다.

 

어린아이라는 존재는 모험가에 적합하지만, 세상, 사회에 적합하진 않다. 어디로 튈지 모르는 제멋대로인 아이이며, 어른들과 대화가 되지 않을 수도 있다. 서로 이해하지 못할 수도 있다. 하지만 그런 불완전한 모습이야 말로 모험을 위한 추진력으로 작동할 수 있는 유일한 것이다.

 

내가 미국을 가보진 않아서 모르겠는데, 지나치게 예의를 강조하는 한국에서는, 어린아이 같은 어른이 나오기 힘든 사회구조이다. 결국 어른이 된 어린이들은 세상과 타협한다. 아직 동심을 갖고 있는 어른들도 자신이 원하는 대로 행동할 수 있는 기반을 다지기 어렵다. 말 한마디, 행동 하나 하나가 조심스러운 한국. 정부가 어쩌니 정치가 어쩌니 뭐니뭐니 해도, 난 "착한"사람을 길러내는 한국엔 미래가 없다고 느껴진다.

 

반면 미국은 어떠한가? 어른들도 자신의 의견을 거리낌없이 표현한다. 정치적인 이야기 하길 꺼리지 않으며, 현 대통령에 대한 언급도 서슴치 않는다. 재차 말하지만, 내가 미국에 살지 않아서, 그들에 대한 네티즌의 의견이 어떤지 모르겠다. 욕을 하는 사람들이 한국만큼 있을려나. 어찌됐건 그러한 네티즌의 비난을 덜 신경쓰는 것 같다.

 

밤이 깊어짐에 따라 글도 줄여야겠다. 내 생각은 변함이 없다. 좋은게 꼭 좋은건 아니다. 한국이 미국과 견줄 만한 나라가 되기 위해서는, 개개인들이 더욱 이기적인 사람이 되어야 한다. 서로에 대한 예의에 대한 벽을 부셔야 한다. 뭐, 법을 어기고 서로에게 못되게 굴자는게 아니라는 건 알 것이다. 서로에 대한 관심을 조금만 줄이고, 개인의 자유가 조금더 보장받는 문화가 만들어 지면 좋을 것 같다는 것이다. 물론 그럴 가능성은 점점 사라져가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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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ound new skin  (0) 2024.08.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