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6 단상: 흘러가지말길

하루하루가 어떻게 흘러가는지도 모를 요즘이다. 내가 해야하는 / 해야만 하는 / 하지 않을 수 없는 그런 일들이 10월 쯤 부터 차곡차곡 쌓이더니 11월은 지옥의 강행군을 달리게 됐다.

 

아침에 눈뜨면 연구실가서, 논문쓰고, 실험하고, 대회준비하고, 수업 할 준비하고, 연구실 일 처리하고, 과제 채점하고, 수업 듣고, 수업 과제하고, 수업 논문리뷰 준비하느라 논문 읽고 PPT 만들고, 회의 준비하고 ㅋㅋ 정말 24시간이 모자라고 시간이 더 많았으면 하는 요즘이다. 만약 누군가 이 글을 읽을 때, 대학원이 저렇게 바쁘구나...할 수도 있는데 그건 아니다. 대학원은 바쁠 때 졸라 바쁘고, 그게 아닐 땐 그냥 한가하다. 한가하다는게 논다는건 아니고 그냥 제 할 일 할 여유는 있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드는 생각은, 아 내가 이렇게 바쁜데 계속 뭔갈 급급하게 하느라 "생각"이란걸 안하고 산다는 것이다. 로봇이랄까. 여유가 있을 때는 생각이 많아져 바쁘고 싶고, 바쁠 때는 생각이 없어져 생각할 여유를 갖고 싶다. 바쁘면 바쁜대로, 여유가 많으면 또 그런대로 그냥 흘러가는 것 같다. 그게 제일 무섭다.

 

정말 바쁜 스케쥴을 소화하면서도 각 일을 프로답게, 나이스 하게 해내는 사람들은 대단한 것 같다. 나의 최종 목적지는 바쁘게 살 면서도 그 안에서 생각을 통해 나만의 것을 보여주는 것이다. 존나 어려울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