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4] 엄청 늦게 쓰는 멘사 합격 후기

한때 내가 가장 좋아했던 것은 '문제적 남자' 생방송을 보는 것이었다.

재미없는 고등학교 공부를 하는기간동안 나에게 힐링 같았던 존재였다 ㅎㅎ.

 

맨 처음시즌에는 지금 세계적인 슈퍼스타가 된 방탄소년단의 RM(랩몬)이 나왔었는데, 여기서 그를 처음 본 나는 충격을 먹지 않을 수 없었다 !!

사뭇 장난기있어 보이는 그는 비상하고 창의적인 해결책을 많이 보여주었다. 또한 어려서부터 독학으로 영어를 익혔는지 매우 유창한 영어 실력을 보유하고있다. (이 부분이 제일 부럽..)

 

랩몬이 바빠서 그만둔 후 에는 블락비의 박경이 합류했는데, 그가 합류한 이유를 증명하는데에는 긴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박경은 합류하자마자 문제를 괴물같이 맞추고 있었다. 박경이 가장 강했던것은 숫자 혹은 숫자 추리 문제들인데 뻔히 쳐다보다가 갑자기 정답을 외치는 순간은 정말 천재의 모습을 보는 듯 했다.

 

문제적 남자의 또 다른 재미 포인트는 '일반인 게스트'인데 다양한 이력들을 가진 일반인들이 나오면 그 사람의 이력을 보는 재미도 쏠쏠했다.

그 중에서도 단연 눈길이 가는것은 멘사출신들. IQ156이라 쓰여있는 멘사 타이틀이 그렇게 간지가 났었다.

 

나의 원픽은 '이장원' 형이지만, 가장 많은 자극을 받았던 것은 '박경'의 문제풀이 스타일 이었다.

무표정으로 슥 쳐다보다 갑자기 정답을 안다는 듯 웃는 순간이면 도대체 어떻게 풀었는지 그리 궁금했으니까 

 

후에 박경이 멘사를 땄다는 것을 보게되고, 나도 한 번 도전해보자고 마음먹었던게 2019년의 일이다.

 

멘사란?

---

멘사(Mensa)는 둥근 탁자를 의미하는 라틴어에서 유래하였다. 세계에서 가장 크고 오래된 고지능자의 모임이며, 비영리 단체로서 지능지수 표준편차 24 기준, IQ 최소 148이상을 가지면 가입할 수 있다. 현재 2018년 대한민국에서는 2500명이 존재하며, 비정치적이면서 인종 및 종교차별로부터 자유로운 사회를 만드는 것이 목적이다

지능 지수 - 위키백과, 우리 모두의 백과사전

 

위키백과에서 복사해왔다. 말 그대로 인 듯 하다.

멘사 시험 도전

---

멘사 시험은 만 19세 이상 누구나 신청 가능하다. 지금은 코로나라서 실시하지 않지만, 내가 봤던 2019년에는 누구나 시험료만 지불하면 볼 수 있었다.

몇 개월 간격으로 홈페이지에 시험 공고가 올라온다. 서울에서도 보고 대전,광주,부산,대구 등 멀리멀리 떨어져서 시험장이 존재한다.

가격은 기억나지 않는데 나무위키 에서는 44,000이라 한다. 이렇게 비쌌나...

 

나는 서울에서 시험을 봤고, 시험 보는 방식 자체는 일반적인 학교 시험과 비슷하다. 문제지를 받고 제한시간 내에 싸인펜으로 마킹하면 된다.

 

아, 마킹에 사용했던 MENSA 표시가 있는 컴싸를 가져갈 수 있다! 응시료가 4만원이니,, 대충 4만원짜리 멘사 컴싸라고 볼 수 있다.

 

시험 구성

---

20분간 45문제를 푸는 방식이다. 정확한 커트라인이나 결과, 난이도등은 공개되지 않아서 합격자들의 말을 들어보는 수 밖에 없다.

우선, 내 경험상으로, 난 44문제를 풀었고 한문제를 찍었다.

사실 이미 응시한지 2년이 지나서 잘 기억은 나지 않지만 앞쪽문제들은 정말 쉬웠던 것 같다. 문제의 모든 유형은 

3x3 으로 9칸 도형중 한칸이 비어있는 형태이다. 즉 8개의 힌트를 보고 나머지 하나의 자리에 올 만한 도형을 찾는 문제들인데, 30번 전까지는 눈으로 길어야 5초면 풀 정도로 쉬웠던 것 같다. 하지만 뒤로갈수록 어려우며 마지막 5문제는 꽤나 생각해야 풀리는 문제들 이었다. 

 

결과

---

운이 좋게도 상위 1프로로 합격했다  (2019/4/6)

 

시험의 의미

---

우리나라의 멘사 시험은 말이 많다. 멘사 나무위키만 참고해도 무슨 말인지 알 수 있다.

사실 나는 합격을 하고도 가입은 하지 않았는데, 그렇게 큰 의미가 있는지 모르겠어서이다. 물론 회비도 비싸다...

 

나도 멘사가 아니었던 일반인 시절에는 멘사를보며 와 ㅈㄴ 멋있다 라고 생각했지만 막상 내가 붙으니 으엥? 하게 된다.

무슨 말이냐면, 단순히 한 유형의 문제들을(물론 난이도는 여러가지지만) 빠른시간동안에 풀어내는것만으로 지능을 측정하는것에 대해 의문이 생긴다는 의미이다.

 

물론 그것조차도 어려운 일이긴 하다. 하지만 그것만 가지고서 당신의 아이큐는 156 이상입니다. 라고 하는게... 기분은 좋다만 약간 찝찝하다.

 

기본적으로 지능지수 측정에 많이 쓰이는 검사는 웩슬러 지능검사다. 나는 웩슬러 검사도 받아봤는데, 한 2시간 가까이 전문 상담사와 1대1로 테스트를 받았다. 

기본적인 멘사 유형의 추리와 더불어 정말 여러가지의 테스트를 받았다. 외우는것도 있었고, 한국말로 표현하는 것도 있었다.

난 웩슬러 기준으로는 멘사보다 조금 낮은 수치의 IQ를 받았는데, 그냥 IQ에 대해서는 이젠 별로 아무생각이 없다.

 

 

 

지능지수에 대하여

---

예전에는 문제적남자를 보며 '멘사' 혹은 'IQ'라는 단어에 많은 시선이 갔던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그것이 그렇게 중요할까? 라는 반문이 든다.

나는 지능에 관심이 많아서(IQ를 떠나서 인지과학) 몇개월전에 '지능의 함정'이라는 책도 읽어보았는데, 그 책에서 이야기 하고자 하는것도 비슷했던것 같다.

 

사실 IQ는 인생의 성공여부나 성취와 크게 관련이 없다고 생각한다. 역사상 가장 IQ가 높았던 분은 평범한 공무원으로 살았다. 그리고 그 공무원 시험도 어렵게 통과했다.

그리고 이름은 기억 안나는데 미국에서 자랐던 어떤 고지능자도 현재 평범한 농부로 지낸다. (by [아웃라이어])

 

물론 성공사례도 많을것이다. 돌아가신 물리학자 스티븐 호킹의 IQ는 160이라 했으니 말이다.(표준편차가 중요한데 몇인지는 모르겠다.) 빌 게이츠 또한 고지능자에 해당한다.

아니면, 지금 내 나이쯤에 박사학위를 2개 취득하고 의사이던 '쇼 야노'(1990년생이다...)나 현 시대 최고의 수학자 테렌스 타오 도 빼놓을 수 없다.

 

어쨌거나 저쨌거나, IQ는 뭐 분명 나름대로 쓸모가 있겠지만, 인생에 있어서 많은 영향력을 끼치는 요소는 아닌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