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2] 30년 후의 내 모습

이전 글 '나는 무엇으로 만들어지는가' 에서 했던 이야기는 결국 '내가 생각하는 올바른 길(공부)이란 무엇일까?' 라는 질문에 대한 시발점과 그에 대한 나의 고뇌였다.

 

궁금 하신 분들을 위해--> https://scieneer.tistory.com/21

나는 무엇으로 만들어지는가

 

이 글은, 그 이후에 겪었던 일들과 깨달음 그리고 또 앞으로 나아가고자 하는 방향에 대한 글이다.

몇 개의 글로 이루어질 예정이며 이것은 첫 번째 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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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에서의 삶은 꽤나 무료했다. 내가 가졌던 기대와 달리 지식의 정수는 코빼기도 안보였고 공부에 진심인 나에게 대학 수업의 수준은 시시했다. 물론 어려운 과목이 2개정도 있긴했지만, 본 전공인 컴퓨터공학은 재미는있고 그닥 어렵진 않았다.

 

다양한 공부를 원했던 나는 다소 이상한 루트를 탔는데, 이과 출신으로 경영 대학에 교차 지원하여 1학년때는 경영과 경제를 2학년에 올라가며 컴퓨터 공학으로 전과했고 동시에 물리학과 복수 전공을 했다. 한 학기에 1~2개 정도는 컴퓨터 공학 외에 물리학/수학 전공 수업을 껴 넣는데 이때 들었던 2개가 앞서 말했던 어려웠던 과목이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졸업도 고려해야해서 어쩔 수 없이 복수전공을 철회하고 컴퓨터공학만 유지하며 여전히 한 학기에 1개정도 물리나 수학 수업도 듣는다.

 

혹자는 이 이야기를 읽으며 당연히 수석이겠거니 생각할 수도 있지만, 그렇지 않다. 고등학생때 느꼈던 '그깠 1등급이 뭐가 중요해?' 란 마인드는 대학에서도 이어졌다. 많은 학생들이 당연스레 족보를 사용하고 가끔씩 부정행위도 했다. 그런걸 당연시하는 모습을 보며 그들에게 동조할 수 없었고, 자연스레 성적에 대한 관심은 사그라 들었다. 하지만 다행히도 고등학생때 처럼 일부러 시험을 망치는 일은 하지 않았고, 정말 관심없는 과목을 제외하고는 그냥 열심히 하는 정도는 했다. 때문에 전체 학점은 조금 낮으나 전공 학점은 4.3/4.5 정도. 나는 성적을 위해 공부하지 않는다. 컴퓨터 공학을 이해하기 위한 수단으로, 내가 잘 이해했으면 그에 맞춰 점수도 따라온다고 생각한다.

 

(2023 수정: 3~4학년이 되어 다시 병이 도졌다. 어느 한 전공수업에서는 내부 원리를 이해하지 않아도 풀 수 있도록 모든 시험 문제가 "코드 암기"로 출제되었다. 그니까,,, 개념과 코드의 원리를 몰라도 일단 수업때 한 것을 외워왔으면 시험을 잘 볼 수 있다. 욕이 절로 나온다. 아니 이게 누구를 위한 대학 시험인가? 문제를 풀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난 백지를 냈다. 그런 시험을 잘 보고 싶지가 않다. 4학년 전공인 컴파일러는 분반 1등을 했지만 어느 한 전공 수업은 백지를 냈다. 결국 졸업 때 학점이 낮아졌다. 원래 타대 대학원을 가고 싶었지만 뭐 내 학점이 이모양이니 어쩔 수 있나. 후회도 없고 학점은 관심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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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대학에서 나는 '다양성'과 '깊이'를 찾고 싶었다. 공부를 하러 대학에 온 나와는 달리 대부분의 학생들은 공부에는 큰 뜻이 없어 보였고, 우리나라의 유행 문화처럼 요즘에는 자신의 진로마저도 유행을 따라 정하는 모습을 보고는 큰 충격을 받받았다. 엄청난 인기를 몰이중인 컴퓨터공학에서 그 유행은 더욱 심하다. 우리 학부 80% 이상의 학생들은 '웹개발자'를 목표로 하고 있고 이제는 새로운 신입생들이나 2학년 학생들에게 웹개발자가 되는것은 '당연한 것'처럼 보인다. 뭐, 그들이 원한다고 하기에 내가 할 말은 없지만 그들이 진정 원해서 원한다기 보다는 '유행'이라는 큰 흐름에 탑승하여 그냥 옆 사람들이 하길래 따라하는것처럼 보이는건 어쩔 수 없다. 심지어는 백엔드 개발자를 목표로 한다면서 백엔드가 어떤일을 하는지조차 모르는 학생들도 수두룩하다.

 

무언가 큰 결실을 맺기 위해서는 남들이 가지 않은 길을 가야한다. 지금 우리 눈에 보이는 혁신들은 10~20년전에 사람들이 믿어주지 않고 욕하는 와중에도 꿋꿋이 그 길을 걸어온 자들의 결실이다. 일론 머스크의 SpaceX 설립일자는 2002년이고 2008년 첫 발사성공까지 4번의 실패를 겪었다. 그리고 현재 우주시장을 선도하고있다. 20년에 걸친 그의 노력이, 그냥 눈 앞만을 좇는 한 사람의 결과물로 가당키나 할까?

 

모두가 일론 머스크처럼 성공하는 사람이 될 필요는 없다. 하지만 우리도 발전해야한다. 누군가는 성공하는 사람이 되어야만 한다. 그렇지 않으면 미래가 없기 때문이다. 당신은 미래가 없는 나라에 남아 그 나라를 위해 노력하고 싶은가? 난 아니다.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한 사람 한사람이 정말 스스로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해보고 그것을 실현하기 위해 노력하는 삶을 사려는 태도를 갖추어야 한다. 그리고 본인의 삶을 통해 한 사람에게라도 영향을 끼쳐 사람들이 그러한 태도를 갖게 해야하고, 그 태도가 우리 문화에 자리잡을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 

 

하여튼 대학에 와서도 현재 우리에게 자리잡은 그 '문화'는 유지됐다. 어쩌면 다를지도 모른다고 기대했던 내가 바보일지도 모른다는 생각도 든다. 그래서, '공부'가 무엇일까? 라는 고민은 잠시 내려두었고 '비전'을 위한 고민을 하는 중이다. 내가 생각하기에, 뜻이 있는 삶을 살기 위해서는 뜻이 있는 비전을 위해 노력하면 될 것 같다. 아니, 뜻이 있다면 노력을 하고 싶지 않아도 자연스레 하게 된다. 일제 강점기 시절, 독립을 위해 노력했던 우리의 선조들에게 '독립'이라는 비전은 과연 어떠한 것이었을까? 그것이 한 사람만의 비전이 아니라 모두의 비전이었던 이유는 무엇일까?

 

시대는 다르지만, 우리 선조들의 것처럼 그런 뜻깊은 비전을 내세울수 있다면, 사람들이 동참하게 할 수 있다면...

현재 우리의 모습을 바꾸기 위해서는 그러한 비전이 필요하다. 이 시대에 걸맞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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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4학년 재학중으로, 내 미래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하고 있다. 당장 내년에 취업을 해야할지 대학원에 진학해야할지 아니면 미친척하고 창업을 해야할지 모르겠다. 어떤 선택을 하는데 두려움이 먼저 앞서고 불안하기도 하다. 하지만 가치를 정해둔다면 더 쉬워질 것이라는 판단을 했고, 내 판단의 기준은 그 선택이 어떠한 Identity를 만드는가? 이다.

 

요즘 내가 가장 존경하는 인물은 가수 '이찬혁'이다. 노래를 잘 만들고 잘 부르는 것을 떠나서 그 사람은 본인만의 Identity가 확실하다. 그리고 그렇게 분명한 Identity는 그 사람을 그 사람답게 만든다. 이러한 관점에서 '요즘' 내가 가장 존경하는 인물이 아니라, 가장 존경하는 인물은 일론 머스크다.

 

즉, 내가 가장 나다운 비전을 제시하고, 나다운 삶을 살고, 나다운 나가 되기 위해서는 나의 Identity가 확실해야 하며,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정말 내가 원하는 선택을 하기위해 노력해야 한다. 물론 현실적인 어려움도 존재하지만, 내가 원하는 삶을 살기 위해서 현실적인 어려움보다 꿈을 선택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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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년 후의 나는 어떤 모습일까? 초등학생때, 중학생때 학교에서 이러한 질문을 많이 받곤 했던것 같다. '10년 후의 내 모습을 상상해 봅시다' 따위의 것들 말이다. 그 때는 그게 그렇게 진부하고 유치한 질문이라고 생각했다.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아서 답변도 뭐라 했는지 기억조차 나지 않는다.

 

하지만 지금은, 10년후의 내 모습, 20년후의 내 모습, 30년후의 내 모습이 무엇일까? 라는 질문은 '굉장히'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내 삶의 목표는 fire족이 되는것도 아니고, 한바탕 벌고 놀고싶은것도 아니다. 정말 내가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탐색하고 그것을 하는 삶을 사는 것이다. 구체적으로 말하면 내가 원하는 것들이라는 것은 대부분 공부/산업/창업/혁신과 관련된 것들로 나는 내가 살아가는 이 문명을 고급 문명으로 나아가게 만드는데 노력하고 싶다. 이러한 관점에서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찾고싶고, 그 기준은 그게 나다워야 한다는 것이다. 나만이 할 수 있는 일.

 

일론 머스크가 되고 싶다는 생각은 없지만, 그의 태도와 비전은 닮고 싶다. 나도 아직 구체적인게 없는 애송이일 뿐이다. 하지만 지금부터 하나씩 나의 비전을 구체화하는 삶을 살아갈 것이고 30년 후면 그 비전이 구체화 되어 현실로 진행중일 것이라고 희망한다. 나는 낙관론자 까지는 아니어서 내가 성공할 것이라고 확신할 순 없지만, 그렇게 살도록 노력할 것이라는것에는 의심의 여지가 없다. 지금도 그렇고 어제도 그랬고 내일도 그럴거니말이다.